Korean Med Educ Rev > Volume 15(2); 2013 > Article
인턴수련제도 폐지에 따른 기본의학교육-졸업 후 의학교육의 변화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review the expected changes in the medical educational environment and to evaluate ap-proaches to coping with the abolition of the postgraduate intern training system. It is expected that after the intern training system is dismantled, postgraduate medical students will be deprived of the opportunity to practice opportunity for clinical practice and to inquire into their medical specialization. Therefore, major improve-ments in the clinical education curriculum must be made so that students can do so through the clinical education program. Offering students the opportunity to perform clinical practice through the clinical education program might require a revision in the laws and regulations on clinical education as well as the standardization of the clinical education curriculum in line with international practices. Reform measures to provide students the opportunity to inquire their specializations might be the introduction of a medical curriculum containing di-verse fields and the establishment of a matching program to assign medical students to their residency programs after medical school. Finally, the fact that the basic concern of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is the cul-tivation of primary care physicians must not be forgotten even after the dismantling of the postgraduate intern training system.

서  론

의학교육은 크게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이루어지는 기본의학교육(basic medical educatrion, BME)과 의사면허 취득 후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졸업 후 의학교육(graduate medical education, GME), 그리고 전문의 취득 후 이루어지는 평생의학교육(continuous medical education, CME) 등 크게 3과정으로 분류된다. 이 중 우리나라의 인턴수련과정은 의사면허를 취득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졸업 후 의학교육이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인턴수련제도 폐지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아마도 이와 관련된 정책적 결단이 조만간 진행될 듯하다(Wang, 2011).
이에 본 고에서는 현행 인턴수련제도 역할에 대한 정리를 하고 인턴수련제도 폐지가 기본의학교육에 미칠 영향으로 학생실습에 미칠 법리-교육적 영향과 진로결정에 대한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기술한 후 졸업 후 의학교육에 미칠 영향과 관련 이슈들을 간략히 고찰하고자 한다. 그런데 본 주제들은 의과대학 학생, 의과대학, 그리고 수련병원 등뿐 아니라 환자 및 보호자를 비롯한 병원에 내원하는 국민 전체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신중히 다뤄져야 하리라고 여겨지며, 본 저자 또한 해당 이슈에 대한 모두 통달하고 있지를 못한 연유로 일부 사안에서는 언급이 부족할 수 있음에 우선 양해를 구한다.

인턴수련제도의  역할

우리나라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의사국가고시(의사국시)를 보고 합격하는 순간부터 의사의 역할을 수행할 법적 자격을 지니게 되나, 거의 대부분에서 의사 역할을 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후 일정 규모 이상의 전공의 수련자격을 지닌 병원에서 전공의교육을 받아야 실제 의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졸업 후 의학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졸업 후 의학교육의 주체는 수련병원이며, 현재의 병원중심 전공의 수련교육체계의 틀은 1976년 4월에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8088호)이 제정되면서 체계가 완성되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특정 과목의 전문의를 준비하는 전공의과정은 해당 학술단체(학회)가 별도로 교육의 책임을 담당하고 있으나, 인턴의 경우는 교육을 책임지는 학술단체가 없이 전적으로 병원(협회)로부터 관리만 받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그러면 인턴제도가 의과대학 졸업 후 수련교육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여 왔을까? 이는 현재 가동되고 있는 보건복지부고시 제2011-174호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고시에 명시된 인턴교육내용을 발췌한 아래 내용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제2장 ① 교육목표: 의사면허 취득자에 대하여 의과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실지 환자진료를 할 수 있는 체험으로 향상시키는 과정이며 앞으로 독자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실력을 양성시키는 데 그 목적을 둔다. ② 교과과정: 인턴교육은 각 과 과장, 전문의 및 상급 전공의의 지도하에 주로 병실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병력기재, 진찰, 처지, 수술 등 진료 전반에 관한 임상수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한다. 인턴은 근무 중 각 과의 교육행사 및 병원 전체의 교육행사에 참여하여야 한다. 인턴의 수련은 순환제를 원칙으로 하되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를 필수적으로 포함, 다음과 같이 수련하여야 한다.-내과(4주 이상), 외과(4주 이상), 산부인과(4주 이상), 소아청소년과(2주 이상) 잔여기간 과목은 자유선택으로 하되 적어도 2개과 이상을 추가 이수하여야 한다.
법적으로 명시된 인턴교육목표 및 교과과정을 정리하면, 현재 의사면허 취득자는 의과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환자진료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병실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료 전반에 대한 임상수련을 받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들로 규정된 인턴수련교육의 역할은 20세기 중반에 규정된 것이며 인증평가 등을 통한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교육 질 보증(quality assurance)활동 속에서 임상실습교육이 강화되고 의사국시가 이론뿐 아니라 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OSCE), 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 (CPX) 등 임상수기 및 환자진료에 대한 평가도 시행함으로써 일차진료역량을 지닌 의사(primary care physician)로서의 자격을 측정하고 있는 21세기의 현실에서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병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전산화 및 환자의 권리증진과 관련된 진료 전문화 추세 속에서 인턴이 각 과 과장, 전문의 및 상급 전공의와 과거와 같이 man to man의 도제식으로 수련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인턴 때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자유선택 2개 과 이상의 순환근무규정은 진로탐색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턴수련제도가 가동됨으로써 학생들은 진로설정을 인턴 이후로 미루게 되고, 이로 인하여 인턴수련과정에서 노출될 가능성이 낮은 전문화된 임상의학 및 첨단 의생명연구 분야와 의료정책 및 윤리 등을 포함한 인문사회의학 등의 진로에 대해 학생들이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박탈하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함도 사실이다.
결국 보건복지부 고시에 명시된 현행 인턴수련제도의 교육적 역할이 미약해지고 있음은 자명하기 때문에 인턴수련제도의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여러 이유들로 현행 인턴수련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인턴수련제도 폐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듯하다. 만약 그렇다면 “인턴수련제도 폐지가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원에서의 기본의학교육 및 졸업 후 의학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예측하고 준비함이 중요할 것이다. 우선 기본의학교육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인턴과정의 체험적 학습을 최대한 임상실습과정에 포함시킴으로써 의사 역할을 실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졸업생을 배출하여 의사국시에 합격시킴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 그리고 임상실습기간 중에 최대한 학생들에게 진로탐색을 수행할 기회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임상실습교육에  미치는  법리적  영향과  과제

인턴과정의 체험적 학습을 최대한 임상실습과정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의사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임상실습학생들이 정식 의사 인 인턴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므로 이에 대한 타당 성 검토를 위하여 관련 법규를 찾아본 결과 다음과 같았다.
·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①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3. 의학· 치과의학· 한방의학 또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학교의 학생
· 의료법 시행규칙 제19조(의과대학생 등의 의료행위)
② 법 제27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의학· 치과의학· 한방의학 또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학교의 학생은 다음 각 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1. 전공 분야와 관련되는 실습을 하기 위하여 지도교수의 지도 · 감독을 받아 행하는 의료행위
  • · 의료법 제21조(기록열람 등)

    ①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주는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 1항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교부하는 등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다만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위하여 불가피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 기타

    •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개인정보의 수집 · 이용)

    • -개인정보 보호법 제17조(개인정보의 제공)

    •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개인정보의 이용· 제공· 제한)

현재 법적으로 명시된 사항을 보면, 학생들은 실습과정 중 의료행위가 제한적으로 가능하며 전공 분야와 관련된 실습을 하기 위해서는 지도교수의 지도감독을 받아야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법적 해석상 임상강사나 전공의의 감독을 받는 것은(사전에 지도교수의 지시가 있었다 하더라도) 의료법 제27조에 의해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상 강사나 전공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교사한 것에 해당하여 형사처벌 외에 자격정지 3개월에 처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당해 병원도 의료기관 업무정지 3개월의 처분을 받을 위험이 있다(법 제66조 제1항, 제5호 및 제10호).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임상실습학생이 과제수행을 위하여 교수를 대동하지 않고 환자를 문진, 진찰할 때 무면허의료행위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리고 학생이 학습 또는 과제수행을 위해 해당 환자의 기록을 열람할 때, 지도교수, 임상강사, 혹은 전공의와 함께 하지 않고 학생 ID나 타 의사의 ID를 도용하여 환자 의료기록을 보고, 일부 영상기록과 검사기록을 과제에 첨부한 경우, 의료법 제21조(기록열람 등) 제1항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는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을 내줌으로써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에 저촉되기 때문에 만약 환자와 보호자가 그 사실을 알게 되어 고소를 제기하는 경우 관련 의료진은 형사처벌, 자격정지 및 민사상의 책임을 져야 하는 실정에 있다. 물론 제2항에는 제1항에 예외 되는 제12호 항목이 있으나, 학생의 의료기록열람에 해당되는 항목은 불행히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결국 현행 법률구조상 임상실습학생이 ‘학생인턴제’ 등의 제도를 통하더라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적 교육을 받기 곤란한 여지가 있기 때문에 임상실습학생들의 지도감독의 권한을 지도교수의 감독하에 있는 전공의 이상의 의사로 확대하고 교육적 목적에서의 학생 환자진료 및 진료기록열람을 허용하는 등의 법률개정이 절실하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영국 등 선진외국에서 시행하는 임상실습을 통한 체험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단계별 면허’ 혹은 ‘가면허’제도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임상실습교육  내용에  미치는  영향  및  과제

인턴수련제도 폐지가 결정된다면, 임상실습의 내용에 있어서도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1) 일차진료역량을 갖출 수 있는 교육과정 구성, 2) 다양한 진로탐색을 위한 선택실습 기회제공, 3) 임상실습 평가방법의 표준화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일차진료역량’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가 필요한데, 그 이유는 ‘일차진료역량’의 정의가 제시가 되어야 이에 맞게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교과과정 및 실습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의 체험적 교육이 가능할 시스템이 병원에 구성되어야 한다. 이는 인턴수련제도 폐지와 무관하게 교육병원이 갖추어야 할 기본요소이다. 이에 관해서는 선진외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를 반영한 최근의 연구결과로 의과대학 졸업 후 병원에 투입된 인턴들의 임상술기수행능력이 진료현장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의과대학 3-4학년 학생들에게 1주마다 점심시간 1시간을 할애하여 30주간 숙련된 트레이너에게 진료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표준화된 수기교육을 시행한 결과 인턴들의 업무수행능력이 교육 전 25%에서 교육 후 90%까지 상승됨을 관찰함으로써 표준화된 임상실습교육의 중요성을 증명한 보고가 있었다(Costello et al., 2010). 우리나라에서도 학생인턴의 운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그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었다(Roh et al., 2007).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행동은 평가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공의 선발기준이 임상실습의 내실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일률적인 필기시험 위주의 학교성적과 의사국시를 중요한 기준으로 하여 전공의를 선발하면 임상실습교육의 내실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모든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이 공유할 수 있는 표준화된 임상실습 항목들을 개발 결정하고 관련 performance record를 지원하여 수련병원에 제출하도록 해 전공의 선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진외국에서는 많은 노력과 시도를 꾀하고 있다. 최근의 대표적인 연구로 외과 전공의 선발을 할 때 외과에 특화되어 표준화된 시험인 surgery-specific written exam (SSWE)을 보고 이를 수련을 마친 후 치르는 외과전문의시험인 American Board of Surgery In-Training Exam (ABSITE) 성적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SSWE가 미국 의사면허시험인 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 (USMLE)보다 매우 유의하게 상관관계가 높음을 증명한 보고가 있었다(Farkas, 2012).
마지막으로 현행 의과대학생의 진로결정을 위한 실습교육의 범위가 지나치게 임상의학에 치우쳐 있음이 자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 특히 의학 분야에 최고의 두뇌를 지닌 우수 인재들이 몰리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e-search and development, R&D) 분야에 의과대학생들을 노출시키고 R&D역량을 증진시킴은 미래의 우리나라 국력을 결정할 중대사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1950-1960년대에 사범대학 및 섬유 등 경공업학과가 최고의 인기학과였는데 1960-1970년에 우리나라는 치열한 교육열과 경공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1970-1980년 즈음에는 물리학과 등 기초과학과 전자 및 기계공학 등 중공업학과가 최고의 인기학과였는데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탄탄한 기초과학역량 속에서 전자 및 자동차 등의 중공업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음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의학이 최고의 인기학과가 된 지 십수 년이 된 현 시점에서 볼 때 의학 관련 분야가 향후 우리나라의 성장엔진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세계경제성장 엔진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health technology의 기본은 기초의생명과학 R&D이기 때문에 의료산업 관련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을 통한 진로탐색 확대가 절실해 보인다. 또한 리먼 브라더스 사건과 도요타 리콜 사건 등을 통하여 세계적으로 윤리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의료전달체계 등 의료관리 측면에서 여러 현안들이 산적한 우리나라 의료계 설정을 감안할 때 의료윤리 및 보건의료정책 등 인문사회의학에 대한 중요성 또한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즉, 학생들에게 임상의학에만 매몰되지 말고 졸업 후 개척할 많은 신세계(blue ocean)가 눈앞에 펼쳐져 있음을 알리는 취지에서의 진로탐색교육이 절실해 보인다.

수련병원  및  전공과  진로결정에  대한  영향  및  과제

인턴의 가장 중요한 의미인 전공 임상과 결정의 측면을 감안할 때, 임상실습과정에서의 탐색을 차치하고, 졸업 후 수련병원 및 전공과 결정을 위한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함에 있어서 학교의 역할도 요구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전공의를 모집하는 수련병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는 졸업학생과 수련병원 간의 정보교환 기회를 제공할 수동적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리라고 보인다. 물론 미국의 경우처럼 수련병원과 전공의 지원자를 연결하는 matching program을 학교 차원에서 운영할 수는 있으나,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들 간의 긴밀한 협조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matching program은 외관상 매우 공정하게 보임은 사실이나, 예기치 못한 bias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사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된 최근의 연구로 의과대학 수가 적은 지역이 많은 지역에 비하여 home-field advantage가 높음으로써 matching program에서도 bias가 발생함을 관찰한 보고가 있었다(Falcone, 2013).
본 저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감안할 때 걱정되는 사안은 혹시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고등학교 선생님과 비슷하게 진로지도 역할을 수행하는 상황이 벌이지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과열과 파행성 속에서 고등학교 3학년 선생님들이 족집게식 대학 진로상담 역할을 요구받고 있듯이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원 졸업학생들이 특정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 과열과 파행성에 노출될 경우 교수들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물론 본 문제의 배후에는 수련병원들의 질과 경쟁력의 편차가 심한 사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인턴수련제도의 폐지가 수련병원들이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역설적으로 배가시키는 순기능도 가능하리라는 추측도 든다.

졸업  후  의학교육에  미칠  영향과  과제

현행 법률구조상 인턴의 교육적 역할이 기본의학교육의 임상실습과정으로 포함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면 인턴수련제도 폐지는 당연히 임상과 전공의 수련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병원의 전산화 및 전문 간호사와 physician assistant제도 등 여러 변화 속에서 과거에 비하여 인턴의 진료 역할이 매우 축소된 현 시점에서는(현행 의과대학 임상실습과정이 원칙대로 잘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면) 생각보다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다만 각 과별로 공통교육과정의 개발과 운영이 필요해 보이나 이와 관해서는 대한의학회를 중심으로 각 전문학회들 간에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본 고에서 언급할 상황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인턴수련제도 폐지가 전공의 모집에 미치는 영향은 임상과 전공의 수련교육 자체에 미치는 영향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크리라고 예상된다. 특히 현행 임상실습에 많이 노출되지 않는 특수 임상과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인턴수련제도가 폐지된다면 각 병원에서는 인기과와 비인기과를 막론하고 학생들에게 활발한 홍보(수련과정과 진로지도 포함)를 펼쳐야 하는 부담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선발과정의 공정성 또한 사회적 주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전공의 선발과정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운영을 위한 각 수련병원 간의 합의점 도출이 반드시 보증되어야 하며 구체적이고 정밀한 준비와 실행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인턴으로 임상과에 지원할 때에 비하여 을(乙)이 아닌 갑(甲)의 입장으로 전공과를 공정히 선택할 기회가 늘 것이 기대되며, 오랜 기간 동안 관행으로 굳어온 비합리적인 의국문화 또한 척결될 순기능도 있으리라고 희망해 본다.
인턴수련제도 폐지가 졸업 후 교육에 미칠 영향은 의과대학의 경우에 비하여 더 많은 변수 속에서 예측하기 힘든 다양성이 많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히 중요한 사항만 기술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히 바라보아야 할 핵심사항은 졸업 후 교육의 목표가 특수 전문 분야의 의료인 양성과 유능한 일반 의사 양성의 측면에서 어떻게 설정되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외국의 사례를 살펴봄이 가장 좋을 듯하다.
우리나라와 가장 유사한 수련제도를 가동하고 있는 일본은 1948년부터 1년의 인턴과정을 이수한 후 의사국시에 응시하는 제도를 도입하였으나 의사면허 취득 전 의료행위 및 병원 수련체제의 문제점 등이 제기되어 1968년에 인턴수련제도를 폐지하였다. 그러나 의사로서의 인격함양과 일차진료역량을 지닌 의사(primary care physician) 양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2004년부터 2년 과정의 졸업 후 임상연수제도를 활성화시켰고 이 과정에 필요한 재정은 전액 국고에서 부담하여왔다. 즉, 6년 과정의 의과대학 졸업 후 의사국가면허시험을 합격하면 임상연수과정 2년을 마치고 일반의가 되거나 추가로 3-4년의 전공의과정을 밟을 수 있는 것이다(Sato & Fushimi, 2012).
미국은 일부 과에서는 transitional year로 여겨지는 internship 과정을 거치나 대부분에서는 residency program에 졸업 후 바로 응시할 수 있다. 이에 미국 의과대학에서는 sub-internship제도를 가동하고 있으며 독립적인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병원수련을 받아야 한다. 영국은 5년 과정의 의학 및 임상실습교육 후 1년간의 pre-registration house officer (foundation year 1)과정을 마쳐야 General Medical Council에 등록이 인정되어 독립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그 후 2-3년의 senior house officer (foundation year 2)과정을 거친 후 The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and Training Board (PMETB)에서 전문의 자격을 심사받을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6년 과정의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 후 바로 일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의과정을 희망한다면 의과대학 졸업 후 인턴을 포함하여 5년의 전공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일의 경우에는 6년 과정의 의과대학을 졸업 후 1년 6개월 남짓의 실습의사과정을 거친 후 정식으로 의사면허를 부여받고 일반의의 역할을 수행하거나 전문의 취득을 위한 전공의과정에 지원하게 된다.
이상 선전외국의 졸업 후 수련제도를 살펴보면, 제도는 서로 상이하지만, 국민보건향상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의사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면서 특수 전문 분야의 의료인 이전에 유능한 일반 의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경우에 있어서도 인턴수련제도 폐지와 관련된 졸업 후 교육의 개편이 본 취지에 부합하여야 하리라고 여겨진다.

결  론

우리나라에서 1958년 전문의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전문의제도는 우리나라 의료인력 양성 및 질 보증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그 동안 인턴은 전문의 취득을 위한 전공의 입문과정으로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임상실습 및 의사국시의 개선과 발전으로 진로탐색으로서의 기능과 체험적 의학교육으로서의 역할이 많이 퇴색하였으며 진료업무의 효율화와 환자들의 권리의식 강화로 인턴이 의사로서 수행하는 역할 및 피교육자로서의 수련기회 또한 현저히 축소되었다. 이에 2004년부터 인턴수련제도의 폐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물론 인턴수련 폐지만이 우리나라 의학교육체계를 개선할 유일한 방안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턴수련제도의 법리적 근거 및 시행 현황 등을 냉정히 평가할 때 인턴수련제도의 교육적 가치는 과거에 비하여 현저히 약화된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가뜩이나 의사양성교육기간이 과도히 긴 우리나라의 현실(기본: 의과대학 6년, 인턴 1년, 전공의 4년[총 11년, 남자 군대 포함 14년], 전임의: 1-3년, 총 12-17년)을 감안할 때 인턴수련제도의 폐지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인턴수련제도의 폐지와 함께 본 고에서 언급한 여러 사안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책이 준비되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의료기관의 집중과 특정 의료기관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선호도 때문에 의료전달 및 전공의 수급체계가 왜곡된 현실에 대한 대책 또한 병행되어야 인턴수련제도 폐지의 취지를 왜곡하지 않고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턴수련제도 폐지는 국민보건향상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의사인력 양성을 위하여 결정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기본의학교육의 임상실습교육 및 졸업 후 의학교육의 개선을 꾀하여 기본적 인격소양과 일차진료역량을 지닌 유능한 의사들을 많이 배출함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턴수련제도 폐지는 학생, 학교 당국, 그리고 수련병원 등뿐 아니라 환자 및 보호자를 비롯한 국민 전체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신중히 다루어져야 하리라고 여겨진다. 그 이유는 전공의는 전문의학지식을 공부하는 피교육자를 넘어서 수련병원 내의 진료실무 및 교육(후배 전공의, 실습학생, 환자 등)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의료계의 미래를 짊어질 엘리트들이기 때문이다(Kim et al., 2003).

ACKNOWLEDGMENT

본 고의 ‘인턴수련제도 폐지 시 고려할 법리적 영향 및 과제’는 김선욱(법무법인 세승) 변호사께서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Kore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 주관 인턴제 폐지 task force team 위원으로 참여하여 제시한 의견을 정리한 내용이며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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