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생을 위한 죽음교육이 말기환자 돌봄 태도에 미치는영향에 대한 예비연구
The Influence of Death Education on Medical Students’ Attitudes towards End‐of‐Life Care: A Preliminary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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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End-of-life care competencies have been perceived as important and essential, so it has been suggested that end-of-life care be studied in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However, end-of-life care curriculum has mostly focused on acquisition of knowledge and skills rather than attitudes. Therefore, we aimed to explore whether education about death affects medical students’ attitudes towards care for dying patients and perception of death anxiety, meaning in life, and self-esteem. A total of 15 first- or second-year medical students were surveyed with questionnaires before and after completing a 6-week death education course. Paired data analysis showed that participants’ attitudes towards caring for terminally ill patients and their caregivers improved significantly (t=-2.84, p=0.013) with an effect size of 0.73. In contrast, no significant changes were found in death anxiety, meaning in life, or self-esteem. All participants agreed that formal teaching about death and dying must be encouraged in medical schools. Our results suggest that death education may positively influence attitudes towards end-of-life care. Although replication with larger samples is necessary, this preliminary finding may support the importance of developmentally appropriate end-of-life care education in medical schools.
서 론
2018년 2월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은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제도적으로 반영된 결과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죽어가는 과정이 연장되고 삶과 죽음에 대한 결정이 의료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의 삶의 질과 자기 결정에 대한 존중을 지향하고 있다. 사람들이 임종장소로 자택을 가장 선호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1]. 그러나 현재로서는 의료기관에서의 사망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2], 외국에 비해서도 우리나라는 의료기관 사망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3]. 이러한 현실에서 말기 및 임종 환자에 대한 돌봄도 많은 부분을 의료진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의학의 역할을 질병의 완치와 생명 연장으로 규정하는 문화 속에
서 환자의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에 끊임없이 노출되는 의사들은 종종 좌절과 실패,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4]. 또한 의사 자신이 질병에 걸리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이런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환자를 멀리하기도 한다[4]. 말기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이 느끼는 감정은 환자 및 보호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환자 중심의 의사결정을 제한하고[5], 그 결과 환자에게 제공하는 돌봄의 질에 궁극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Yun 등[6]의 연구에서 말기 암 환자와 보호자는 질병상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을 선호하였고, 자신이 말기라는 것을 아는 환자들에서 정서적 스트레스가 낮고 삶의 질이 더 높았다. 또한 환자와 솔직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 말기 및 임종기에 환자가 받는 침습적 치료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환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애도기간 적응과도 관련이 있었다[7].
말기 및 임종기에 의사–환자 간 의사소통과 환자 중심의 의사결정 이 강조되면서 의과대학교육에서도 말기환자 돌봄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8], 미국이나 영국의 의학교육 인증기관은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말기환자 돌봄 교육을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9,10]. 그러나 이에 대한 교육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초보의사들은 자신이 말기환자를 돌볼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11]. 일반적으로 말기환자 돌봄 교육은 임상실습과정이나 전공의 수련 초기에 시행되고 있고[12,13], 통증조절의 치료원칙이나 의사소통방법과 같은 지식과 술기의 획득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14]. 반면,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공식적 교육을 통해 죽음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살펴보고 상실과 고통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그러나 기술적 역량뿐만 아니라 의사가 가지고 있는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인식이나 죽음에 대한 태도는 말기환자 돌봄의 질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므로 의과대학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된다[5].
이에 본 연구는 의과대학생들에게 다양한 죽음의 서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토론할 수 있는 죽음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학생들이 삶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성찰하고 새로운 태도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또한 죽음교육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말기환자 돌봄 태도와 죽음불안, 삶의 의미 및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향후 의과대학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죽음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삼고자 하였다.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죽음교육프로그램이 의과대학생의 말기환자 돌봄 태도, 죽음불안, 삶의 의미 및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유사실험연구로 단일집단 사전-사후 설계 연구이다.
2. 연구대상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2017년 8월 23일부터 10월 11일까지 시행된 ‘의과대학생을 위한 죽음학’ 선택과목을 수강한 의학과 1, 2학년 1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학생들에게 본 연구의 목적을 설명하고, 연구참여에 강제성이 없으며 참여 여부가 과목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구두 및 서면으로 안내하였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의를 한 경우 설문지에 응답하도록 하였고, 연구대상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설문지는 익명으로 시행하였다. 사전-사후 응답의 대응을 위해 예명을 기입하도록 하였으며 그 외 특정 학생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수집하지 않았다.
3. 죽음교육프로그램
‘의과대학생을 위한 죽음학’ 과목은 의학과 1, 2학년 학생들이 수강하는 3분기 선택과목으로 개설되었다. 죽음의 다양한 서사를 이해하고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태도를 성찰함으로써 죽음을 앞둔 환자 및 보호자와의 의사소통역량을 키우는 것을 학습성과로 하였다. 주 1회 3시간의 수업이 총 6번 진행되었으며, 매 수업은 죽음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시청한 후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학생들에게 매주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하였고 감상문에 대한 개별적 피드백을 주었다. 1학점 과목으로서 최종적으로 pass 또는 non-pass 등급이 부여되었으며, pass의 기준은 출석 60%, 수업참여도 30%, 감상문 10%를 반영하여 60점 이상으로 규정하였다. 과목의 운영방식과 평가기준은 수강신청 전에 수업계획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연구도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나이와 성별을 조사하였다. 사전 설문지에는 본 과목을 수강하는 이유를 묻는 폐쇄형 질문을 포함하였는데, 주제에 대한 흥미, 영화감상에 대한 선호, 담당 교수에 대한 호감, 다른 흥미로운 선택과목이 없었음 중에 선택하도록 하였다. 또한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예,’ ‘아니오’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사후 설문지에는 수업만족도, 죽음에 대한 생각 변화, 죽음이라는 주제의 개인적 중요성 및 죽음교육의 필요성을 묻는 4개의 폐쇄형 질문과 수업에서의 긍정적 경험 및 수업의 개선점을 묻는 2개의 개방형 질문을 포함하였다. 폐쇄형 질문은 각각 3단계의 응답(가령, ‘매우 그렇다,’ ‘그렇다,’ ‘그렇지 않다’)과 ‘잘 모르겠다’ 중 선택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다음의 4가지 도구를 사용하여 프로그램 전ㆍ후에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측정하였다.
1) 말기환자 돌봄 태도 척도
말기환자 돌봄 태도 척도(Frommelt Attitude Toward the Care of the Dying Scale form-B, FATCOD-B)는 Frommelt가 개발한 자기보고식 척도로 말기환자와 그 가족에 대한 인식과 돌봄 태도를 측정하는 도구이다. 원척도 FATCOD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개발된 것으로 이후 다양한 배경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FATCOD-B가 개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Leombruni 등[15]이 FATCOD-B의 문항을 일부 개선하여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척도를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총 30문항으로 구성된 5점(1–5) 척도이고, 점수범위는 30–150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말기환자 돌봄 태도가 긍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2) 죽음불안 척도
죽음불안 척도(Death Anxiety Scale)는 Templer [16]가 개발한 자기보고식 척도로 자신의 죽음, 죽음에 대한 생각, 질병, 시간조망과 관련된 불안을 측정하는 도구이다. 15개의 진위형 문항으로 구성된 척도로 점수범위는 0–15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죽음불안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3) 삶의 의미 척도
삶의 의미 척도(Meaning in Life Questionnaire)는 Steger 등[17]이 개발한 삶의 의미에 대한 자기보고식 척도로 의미의 존재와 의미의 추구라는 두 하위요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미의 존재’ 요인은 응답자가 자신의 삶이 얼마나 의미 있다고 느끼는지를 측정하며, ‘의미의 추구’ 요인은 응답자가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측정한다.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7점(1–7) 척도이며 점수범위는 하위요인별로 5–35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삶에 의미가 있다고 느끼고,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4) Rosenberg 자아존중감 척도
Rosenberg 자아존중감 척도(Rosenberg Self-esteem Scale)는 Rosenberg [18]가 개발한 자기보고식 척도로 자신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감정을 측정하여 전반적인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측정하는 도구이다.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4점(0–3) 척도이며 점수범위는 0–30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5. 통계분석
연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및 연구변수는 빈도와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 등의 기술통계를 사용하여 분석하였고, 자료의 정규성은 Shapiro-Wilk test로 확인하였다. 모든 자료는 유의수준 0.05에서 정규성을 만족하였다. 죽음교육프로그램이 말기환자 돌봄 태도 및 삶의 의미, 자아존중감, 죽음불안에 미치는 영향은 paired t-test 로 분석하였으며 효과크기는 Cohen's d를 이용해 산출하였다. 모든 통계분석은 R 소프트웨어(ver. 3.4.3; http://www.r-project.org)를 이용하였고 통계적 유의수준은 p<0.05로 설정하였다.
결 과
1. 연구대상자의 특성
‘의과대학생을 위한 죽음학’ 선택과목을 수강한 학생 15명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Table 1). 학생들은 남자 8명, 여자 7명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23.33세였다. 학년별로는 1학년 학생 5명, 2학년 학생 10명이 수강하였다. 사전 설문에서 본 선택과목을 수강하는 이유에 대해 ‘죽음이라는 주제가 흥미로워서’라고 응답한 학생이 12명, ‘영화감상이라는 수업방법이 좋아서’라고 응답한 학생이 2명이었고, 1명은 둘 다 해당한다고 하였다. 15명 중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학생은 4명이었고, 10명은 경험이 없다고 하였으며, 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2. 죽음교육이 삶과 죽음, 말기환자 돌봄 태도에 미치는 영향
죽음교육프로그램 전․ 후에 학생들의 말기환자 돌봄 태도 점수는 교육 전 115.53점에서 교육 후 121.23점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Cohen's d는 0.73으로 중간–큰 효과크기를 나타내었다. 반면, 죽음불안 점수는 죽음교육 전․ 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삶의 의미 점수(의미의 존재, 의미의 추구)와 자아존중감 점수도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Table 2).
3. 죽음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반응과 평가
본 과목을 수강한 후 학생들이 수업 진행방식에 만족하였는지 여부와 죽음교육의 필요성 및 죽음 자체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는지 등을 확인하였다(Table 3). 의학교육에서 죽음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학생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 전․ 후를 비교할 때 죽음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였고, 앞으로의 삶에서 죽음이 중요한 주제가 될 것 같다고 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화감상, 토론, 감상문 제출로 이루어진 수업방식이 좋았다고 응답하였다.
본 과목에서 가장 인상적이거나 좋았던 경험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점, 영화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점, 토론을 통해 의견을 공유할 수 있었던 점, 제출한 감상문에 대해 피드백을 받은 점 등이었다. 수업의 개선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없다고 한 반면, 2명의 학생은 가끔 수업시간이 초과되는 점을 언급하였다.
고 찰
본 연구는 죽음교육을 통해 다양한 죽음의 서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이에 대해 개인적, 집단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의과대학생의 말기환자 돌봄 태도와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죽음교육 전ㆍ후를 비교하였을 때 말기환자 돌봄 태도는 교육 이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으며, 죽음불안과 삶의 의미, 자아존중감 수준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에서 죽음교육 시행 후 말기환자 돌봄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은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생애말기 돌봄 교육의 효과를 조사하였던 선행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의과대학에서 공식적인 말기환자 돌봄 교육을 받고 죽어가는 환자에의 노출을 경험한 학생들은 지식과 역량이 증가하였고 말기환자를 돌보는 것에 대한 걱정이 감소하였다[13,19]. 국내 의과대학에서는 말기환자 돌봄 교육의 체계적 시행이나 교육효과에 대한 연구가 드문 편이나 한 의과대학에서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를 통해 말기환자 돌봄 통합교육이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이나 연명치료의 중단 등과 관련된 인식과 태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20]. 그러나 본 연구에서 시행한 죽음교육은 교육대상과 내용, 교수방법 측면에서 선행연구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문헌에 따르면 말기환자 돌봄 교육은 주로 의과대학 3, 4학년 임상실습과정에 완화의료 및 호스피스 실습방식으로 포함되어 있고, 태도보다는 지식이나 술기를 주된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13,14,19]. 반면, 본 연구는 임상실습 전의 1, 2학년 학생들에게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고,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후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전임상과정의 학생을 대상으로 말기환자 돌봄 교육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한 죽음교육을 시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Wechter 등[21]의 연구에서도 호스피스나 완화의료를 경험한 1학년 학생들의 말기환자 돌봄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과대학 교육 초기부터 체계적인 말기환자 돌봄 교육을 시행하는 것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말기환자 돌봄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지식과 술기를 교육하는 것뿐만 아니라 죽음과 고통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도 말기환자 돌봄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죽음교육이 삶과 죽음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 및 자기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였는데, 말기환자 돌봄 태도와는 달리 죽음불안은 교육 전ㆍ후에 유의미한 점수 변화가 없었다. 죽음불안이란 죽음이나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실존적 두려움으로, 의사의 죽음불안은 말기환자에 대한 돌봄 태도와 질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의사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경우 환자와 죽음에 대해 솔직하고 편안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으며[22], 죽음에 대한 의사의 태도에 따라 말기환자에서의 치료적 개입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23]. 또한 죽음불안이 높은 의과대학 학생은 우울, 불안의 수준이 높고 말기환자 돌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므로 의과대학교육에서부터 이를 다루어주는 것이 필요하겠다[24]. 실제로 의과대학생에서 죽음교육 또는 생애말기 돌봄 교육을 시행하였던 연구에서 교육 이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감소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25,26].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결과와 다르게 죽음교육 전ㆍ후에 죽음불안의 변화가 없었는데 이러한 불일치는 교육대상자의 임상경험이나 교육내용의 차이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주로 의과대학 3, 4학년 학생들의 임상실습과정에서 교육이 이루어졌으므로 죽어가는 환자와 치료적 관계를 맺거나 진료를 관찰함으로써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또한 교육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교육시간은 연구마다 다양하였으므로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삶의 의미와 자아존중감 영역도 죽음불안과 마찬가지로 죽음교육 전․ 후에 의미 있는 점수 변화는 없었다. 삶의 의미나 자아존중감은 죽음불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삶의 목적에 대한 지각과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은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에서 촉발되는 불안과 공포를 완충시켜주는 역할을 한다[27]. 죽음을 상기시키는 단서가 주어졌을 때 삶의 의미를 낮게 지각하는 피험자들은 죽음불안이 악화되었지만, 삶의 의미 수준이 높은 피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27]. 또한 자아존중감이 낮을 경우 죽음에 대한 생각이 삶의 의미와 활력을 저하시키고 불안수준을 높였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28].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환자의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인간의 유한함과 자신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직접적인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과도한 죽음불안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심리적 자원은 관심을 가져야 할 핵심적인 부분이다. 다만 죽음불안과 삶의 의미, 자아존중감은 모두 단기간에 형성되는 특성이 아니므로 단편적 교육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본 연구의 결과도 이러한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의과대학에서 죽음에 대한 교육을 시행할 때 죽음과 상실, 삶의 의미에 대한 자기 이해와 성찰은 전체 교육과정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시기별로 학생의 발달수준에 맞는 교육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겠다[29].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표본크기가 작아서 통계적 추론결과를 해석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작은 표본크기 때문에 사회인구학적 변수에 따른 차이나 척도점수 간의 상관관계 등은 분석하지 못하였다. 둘째, 의학과 1,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과목이었으므로 임상실습을 경험한 학생들이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진료현장에서 환자와의 만남을 경험한 학생들의 태도 변화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셋째, 대조군이 없어서 죽음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학생들과의 차이를 비교할 수 없었다. 따라서 자발적으로 이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특별히 죽음이나 말기환자 치료에 긍정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죽음에 대한 성찰과 토론을 통한 교육이 말기환자 돌봄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특히 임상실습을 경험하지 않은 의학과 1, 2학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더 많은 수의 의과대학생에서 재현이 필요하지만 학생의 발달수준에 따른 단계별 말기환자 돌봄 교육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14,29], 의과대학 전임상교육과정부터 죽음교육을 체계적, 통합적으로 구성하기 위한 예비결과로 활용할 수 있다. 향후 죽음교육의 장기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죽어가는 환자를 돌볼 때의 태도와 역량에 대한 추적관찰이 시행되어야 하겠다.
저자기여
김혜원: 연구설계, 자료분석, 초고작성; 박중철: 연구실행, 자료수집, 원고검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