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학교육의 다양성, 형평성, 포함: 의미와 새로운 가능성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in Korean Medical Education: Implications and New Possibilities
Article information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출생률은 감소하고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으며 이주민과 이주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증가하고 있다. 장애인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다양한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가진 이들을 동등하게 존중할 것 또한 점점 요구되고 있다. 반면에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빈부격차, 세대와 젠더 갈등, 이념대립 등 사회적 갈등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적 변화와 갈등 속에서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함(inclusion), 즉 DEI는 이제 더 이상 북미나 유럽만의 이슈가 아닌 우리 사회에도 중요한 의제가 되고 있다.
의학교육 또한 그 사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에, 한국 의학교육도 이제 DEI에 대한 고민과 모색을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호를 DEI 특집으로 준비하였다. 특집호에 실린 여러 논문에서 DEI에 관하여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므로 이 원고에서는 DEI의 정의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다만, diversity(다양성)와 equity(형평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inclusion을 어떻게 번역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했던 맥락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학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inclusion을 “포용(성)”으로 대체로 표현(번역)해왔다[1,2]. 하지만 최근에는 inclusion의 본연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포용”이 아닌 “포함”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3]. 그 근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포용”은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주류가 소수자의 권리나 존재를 허락(인정)한다는 시혜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반면에, “포함”은 사회에서 누구나 배제되지 않을 정당한 권리로 인식한다. “포용”은 개인의 마음가짐이나 태도 혹은 조직의 문화로 여겨지지만, “포함”은 정책과 제도, 시스템까지도 포괄한다. 편집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특집호 표제에서 “포함”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였으며, 각 논문에서는 필자들의 선택을 존중하였다.
첫 번째 Hong [4]의 종설에서는 DEI의 개념과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고찰을 바탕으로 대학 전문직교육에서 DEI 정책의 배경과 현황, 의미와 향후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의학교육, 법학교육 등의 전문직교육에서 DEI 정책과 교육이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몇 가지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Chang 등[5]의 Scoping Review에서는 최근 6년간 DEI 관련 의학교육의 국제 동향을 파악하고자 164편의 학술논문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분석하였다. 여전히 대다수의 논문은 북미에서 출간되었으며 전공의 수련과정과 학습환경 및 차별경험에 관한 논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Um 등[6]의 논문에서는 국내 40개 의과대학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DEI가 어떻게 명시되고 있는지 양적,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국내 의과대학은 DEI를 주로 저소득층 장학금 등 학생지원제도 중심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미션과 가치, 교육목표, 졸업역량 등에서는 부분적으로만 포함되어 있는 실정이다. Roh와 Park [7]은 국내 2개 의과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의과대학생을 위한 문화안전 교육의 실천경험과 실행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저자들은 문화안전 교육이 한국적 맥락을 고려해야 하며 안전한 수업 분위기에서 학생 스스로 자신의 문화 편향을 드러내고 성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Lee와 Yoon [8]은 일개 의과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성소수자 건강과 의료 교육과정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성소수자 건강과 의료 교육과정은 본과 2학년 학생이 모두 들어야 하는 1시간의 필수 수업과 원하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4주(16시간) 선택과정과 10주 연구과정, 그리고 4학년 5주 심화과정으로 포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의학교육에서 DEI 주제는 여전히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의학교육도 결국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러한 모색 가운데 최근에 국내 한 의과대학에서는 단과대학 차원의 다양성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본 특집호를 통하여 국내 의학교육에서도 DEI에 대한 고민과 학술적 논의, 새로운 시도가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윤현배는 의학교육논단의 편집위원이지만 이 연구의 심사위원 선정, 평가, 결정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 외에는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Authors’ contribution
윤현배: 전반적인 논문 작성 활동 수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