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 개인화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Personalizing Medic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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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In the 12th century, with the widespread establishment of universities across Europe, medical education began to take place within academic institutions. Initially, medical schools trained only physicians, while surgeons acquired their medical knowledge and skills individually under the mentorship of senior doctors with surgical expertise. Until Flexner’s reforms in 1910, methods of medical education varied widely, and no standardized curriculum had been established. Following the reform of medical education in the United States in 1910, standardization was implemented in most medical schools worldwide. Since then, medical knowledge has expanded enormously, and the training of specialists has become increasingly prevalent. In recent years, educational research has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instruction tailored to individual characteristics. As the competencies required of medical professionals and the career paths of new doctors have become more diverse, the need for personalized medical education has grown significantly. Although elements of individualized medical education have already been introduced and its necessity widely recognized, personalized medical education has not yet been fully integrated into practice. To implement such an approach effectively, further improvements in medical education systems are required, and personalizing medical education should be regarded as a vital component of this ongoing process.
들어가는 말
2024년에 열린 제23회 태국의학교육학회(Thai Medical Education Conference, TMEC)의 주제는 “의학교육의 개인화(personalizing medical education)”였다. 26개국에서 약 950명이 참가한 이 학술대회에서 주관을 맡은 마히돌대학교의 전학장이자 내과 교수인 스리타라(Piyamitr Sritara)는 기조 강연에서 “다음 10년에 의과대학은 의학교육을 개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 또 The Faculty of Medicine, Ramathibodi Hospital, Mahidol University 학장 엉카논(Artit Ungkanont)은 환영사에서 “‘더 건강한 세상을 위한 의학교육의 개인화’라는 컨퍼런스 주제가 개별 학습자의 요구와 사회적 건강에 더욱 부응하는 의학교육의 열망을 명시적으로 다룬다”고 하면서 “포괄적인 표준의 틀 안에서 뿐만 아니라 개별화된 전문성을 강조하는 의학교육 과정의 열정적인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학술대회가 될 것”이라 했다[2].
이와 같은 ‘의학교육의 개인화’에 대한 논의는 이미 여러 맥락에서 제기되어 온 주제이다. 의과대학생과 레지던트(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의학교육에서 성과에 근거한 교육을 시행할 때, 학습자의 능력과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교육과정을 통해 동일한 성과에 도달하도록 하자는 의학교육의 개별화에 대한 관점은 플렉스너 보고서 발행 10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된 “Educating physician”에서도 강조된 바 있다[3]. 이후 개인의 배경이나 역량은 다르더라도 일정한 성과를 갖추기 위해 개별화된 의학교육(individualized medical education)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유전체 연구가 활발해진 20세기 말에는 개인별 유전체 정보를 해독할 수 있게 되면 의학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균적인 치료에서 벗어나 개인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므로 그에 맞게 의학교육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나기는 했지만[4,5], 의학교육이 방향을 바꿀 정도로 그 파급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교육 자체를 개인별 맞춤형으로 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세계의학교육연맹(World Federation of Medical Education)이 의학교육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발표하면서부터 세계적으로 의학교육은 개선을 위한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에 발맞추어 대한민국에서도 일반적인 교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속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던 차에 교육기관과 교수진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지 가늠이 어려울 정도의 맞춤형 의학교육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의학교육방법의 변천
1. 도제식 교육
1910년 미국에서 플렉스너 보고서가 발행되기 전까지 의학교육은 교육자가 알아서 하는 것이었을 뿐 표준이란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나라별, 학교별 의학교육과정에 새로운 방법이 도입되더라도 널리 파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의학교육에서 가장 흔한 교육방식은 교육과정이 필요 없는, 선생과 제자가 함께 경험하는 것으로 교육을 대신하는 도제교육이었다. 기원전 5세기에 최초의 의학교로 여겨지기도 하는 이탈리아 크로톤의 의학교육기관의 교육이나 비슷한 시기에 그리스에서 활약한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의 의학교육, 그리고 2세기에 로마에서 활약하며 중세의학의 틀을 다진 갈레노스(Claudius Galenus) 역시 도제교육으로 의학을 공부하고 또 가르쳤다[6]. 9세기에 이탈리아 살레르노에 세워진 의학교는 중등교육을 받지 않은 신입생을 받아서 학원과 유사한 형태로 의학을 교육했다.
2. 강의 중심의 대학교육
의학교육이 대학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은 1088년에 설립된 볼로냐 대학교 이후이다. 12세기 이후 유럽의 대학교 설립이 이어지고,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향이다. 특이한 것은 거의 19세기에 이를 때까지 이탈리아에서 의사는 공부를 많이 하는 (내과)의사와 실무를 담당하는 외과의사가 구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7]. 어떻게 의학교육을 해야 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었고,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이들은 주로 강의 위주로 이론 공부를 했으며, 외과 수술은 학교에 다니는 대신 전쟁터와 같은 현장을 돌아다니며 경험과 도제식 교육으로 공부했다. 비록 16세기에 프랑스에서 파레(Ambroise Paré)가 활동한 후 의과대학에서도 외과 교육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그 움직임이 의학교육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수백 년을 필요로 했다.
3. 임상교육의 도입
의학교육에 학습목표가 부재하고, 의사에게 기대되는 능력, 즉 의사가 무엇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정하지 않는 의학교육에 대해서, 목적 없이 공부하는 의과대학생들의 문화는 19세기 초까지 이어졌으며, 이를 “의학교육은 차 마시기”라고 표현되기도 했다[8]. 그때까지 의사로 활동하는 것이 반드시 학위를 소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중도에 교육받기를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다[7].
그러나 외과의사를 훈련시키는 방법은 점점 강화되었다. 예를 들어, 암스테르담 외과의 길드(Amsterdam Guild of Surgeons)는 5년간 훈련을 받은 견습생이 란셋을 제작하고 사혈 및 두개골 천공 기술을 시연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9]. 길드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관련 장인들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전문 신탁기관이었으며, 길드의 정회원이 되고자 하는 견습생들은 대학의 의사들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마취제와 19세기 중반에 무균처리법이 개발되기 전에 대부분의 외과의사들은 골절에 부목대기, 붕대감기 등과 같은 간단한 외래치료만 했을 뿐 침습적인 외과 수술은 저명한 외과의사(master surgeons)들만 수행했을 뿐이었다[10].
4. 의사자격시험의 도입
19세기 초에 길드가 해체되고,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의학교육의 질 관리가 시도되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1815년에 법령으로 의학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을 제시했다. 그러나 의학교육의 큰 틀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교수에게 맡겨졌다[11]. 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은 유럽에서 20세기가 되어서야 보편화되었다. 17세기에 영국의 시드넘(Thomas Sydenham)이 의학교육과정에서 침상 옆 교육(bedside teaching)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전까지 이론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의학교육이 회진을 통한 임상현장 중심의 교육, 즉 bedside teaching이 본격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임상교육(clinical education)”이라 함은 이러한 침상 옆 교육을 포함하여 외래진료, 각종 시술 등 실제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활동 전반을 포괄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침상 옆 교육”으로 표기하였다[12,13]. 18세기에 네덜란드의 부어하브(Hermann Boerhaave)가 회진을 돌면서 환자들에게는 친밀한 말투로 안정감을 주었고, 제자들에게는 의사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등 회진을 통한 교육을 실천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런 방법이 유럽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14,15].
1865년에 네덜란드에서는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법을 제정했다. 이로써 의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신체검사와 간단한 수술을 시연하는 면허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이때 의학교육에 역량(competence)이라는 개념도 처음 도입되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의학교육이 다루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7]. 이와 달리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임상교육이 훨씬 강화되었다. 영국에서는 1968년까지 의학교육의 목표가 “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독립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졸업생”을 양성하는 것이었다[16].
미국에서는 19세기 중반까지 대부분의 의학교육기관이 교과서와 준비된 교육과정이 미비한 상태로 도제식 형태의 교육을 진행했다[10]. 19세기 말에는 2년 교육과정과 3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육기관이 공존했다[17]. 교육과정이 길수록 입학요건도 까다로웠으므로 졸업 후 의사의 역량에는 차이가 컸다. 학생들에게는 쉽게 졸업할 수 있는 의과대학의 인기가 더 컸다[18]. 1847년에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의 전신에 해당하는 기관이 의학교육 기간을 6개월로 표준화하고 졸업생은 두 과목의 강의를 수강하고 자격을 갖춘 지도교수로부터 도제 수련을 받았다는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권고사항에 불과했으므로 20세기 초까지 병원에 들어오는 경험 없이 의과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18].
5. 현대적 의학교육과정 구축
1893년에 설립된 존스 홉킨스 대학교 의과대학은 장차 플렉스너 보고서가 모델로 삼을 만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자연과학에서 학사 학위 수준의 교육을 마친 지원자를 선발하여 2년의 기초의학과 2년의 임상의학 교육을 시행한 이 의학교육과정 모델은 과학에 토대를 둔 의학과 임상경험을 강조함으로써 의학교육의 현대화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19,20]. 이 교육과정은 1910년에 출간된 플렉스너 보고서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플렉스너 보고서가 과학적 선수과목을 필수로 하는 4년제 의학교육과정을 제안하며, 병원에서의 실습을 강조하자 기준이 충족되지 않은 많은 의과대학이 문을 닫아야 했고, 의학교육의 표준화가 이루어졌다. 이는 전 세계에 현대적 의학교육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1950년대를 지나면서 의학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지식이 증가하여 교육의 과부하가 문제로 등장했다. 이와 함께 대학원과 전공의 교육과정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1951년에 의과대학 졸업 후 수련을 위한 전문분야를 선택하는 과정을 다루기 위한 미국 국립인턴 매칭프로그램(National Intern Matching Program)이 정립되었다[21]. 전문의를 양성하는 훈련이 보편화되면서 내과 교육시간이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
6. 의학교육의 개인화
이처럼 의학지식의 증가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전문의와 대학원제도가 마련되면서 의학교육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의학교육은 지식 기반 교육에서 역량 기반 교육(competency-based education)으로 바뀌었으며,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 대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하는 문제기반학습(problem-based learning), 팀기반학습(team-based learning), 거꾸로학습(flipped learning) 등이 도입되었다. 국가 간 의학교육의 표준화를 통해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세계의학교육연맹은 의학교육을 평가하기 위한 표준안을 마련했다.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통합교육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여 조기 임상 노출이 강조되고 있고, 수평과 수직 통합, 시스템 기반 모듈(system-based module)이 활용되기 시작했다[22]. 시뮬레이션 교육이 강조되고, 현재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기반을 둔 학습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교육,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속화된) 온라인 교육 등이 의학교육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사소통술, 의료팀을 잘 이끌게 하기 위한 리더십 교육, 개인의 역량을 보여 주기 위한 포트폴리오의 도입 등 의학교육은 계속해서 발전해 오고 있으며, 평생학습시대를 맞이하여 자기주도학습과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학교육의 목표 설정
어떤 일이든 잘했는지 아닌지를 평가하려면 목표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대한민국 의학교육기관을 평가하기 위한 항목을 개발하면서 “비전·사명·목표-계획-운영-피드백-개선”의 단계로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다.
의학교육방법의 변천과정을 개략하면서 확인하였듯이 의학교육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었다. 현재의 기준으로 과거 의학교육을 평가할 때, 외과학이 의학교육에 뒤늦게 포함되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의학교육에 허점이 많았던 것이 그 역사이고, 현대 의학교육과정이 정립되어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한다. 이렇게 볼 때 현재의 의학교육이 제대로 운영된다고 평가하는 것은 오늘날 의학교육자들의 생각일 뿐 100년 후에 우리의 후배들은 현재의 의학교육을 두고 큰 비판을 가할지도 모를 일이다.
1910년에 플렉스너가 쓴 보고서가 현대 의학교육의 틀을 갖추게 하기는 했지만 그 후로도 의사를 양성하는 과정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각 영역의 지식이 증가하면서 전문의를 양성하는 전문과목의 수가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1910년에는 의학교육을 통해 의사로 일할 자격을 얻는 초보의사가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것을 의학교육의 목표로 삼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의과대학을 졸업하는 것만으로는 일차의료를 담당하기에 무리가 있다. 과연 6년제 의학교육과정에서 일차의료를 무리 없이 담당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의학교육이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표준화된 의학교육의 틀이 갖추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의과대학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서 발행한 기본의학교육과정 학습성과집을 토대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임상의학교육에서 주요과목에 속하지 못하는, 소위 특수 임상과목에 해당하는 내용에 대해 의과대학생들이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다.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특수 임상과목에 대해 제대로 접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의과대학생들이 졸업 후 의사면허를 가진 후에 피상적으로 접한 정보만을 이용하여 특수 임상과목을 선택하기보다는 각 대학에서 의학교육과정에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과 실습교육에 선택과목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각자의 선호도와 사정을 감안하여 특수 임상과목을 접할 기회를 많이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의과대학에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한 의학교육의 목표는 전공의 교육의 목표와 방법,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의 목표와 방법과 함께 지속적인 검토와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맞춤형 의학교육, 개별화된 의학교육, 의학교육의 개인화 비교(personalized medical education, individualized medical education, and personalizing medical education)
개인맞춤형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은 20세기 말에 인간 유전체가 해독되기 시작하면서 초기에 단순히 약물 유전학적 또는 약물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제의 처방을 하는 의학을 의미했다[23]. 인간 유전체가 해독되기 전의—현재까지도 여전히—의학은 통계에 의한 평균적인 의학에 머물러 있었다. 즉 특정 병에 특정 약을 사용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 사용자의 몇 %가 병에서 회복할 가능성이 있느냐를 다룰 뿐, 누구는 낫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의학은 역사적으로 이와 같이 통계에 바탕을 두었고, 이는 20세기가 끝날 때까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사람 유전체가 해독되는 과정에서 개인별로 유전체에 단일염기다형성과 같은 차이가 있음이 알려졌고, 그러한 차이가 약에 대한 반응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관찰되고, 예견되었다. 그때부터 유전체 정보를 토대로 개인별 의약품 효과를 설명할 수 있을 것(pharmacogenetics)이라는 아이디어에서 개인맞춤형 의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유행에 발맞추어 2004년에는 Personalized Medicine이라는 학술지(https://www.tandfonline.com/journals/ipme20/about-this-journal#aims-and-scope)가 창간되어 지금까지 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사들이 장차 개인맞춤형 의학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의학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4,5]. 이때 개인맞춤형 의학을 적용하기 위한 의학교육에 대해 “personalized medical educ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고, “personalized medicine을 위한 (medical) education”과 같은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2010년대가 되면서 의학교육에서 “개인맞춤형 학습(personalized learning)”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의학교육에도 개인화된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장이 제기되었다[24]. 그리고 개인맞춤형 의학교육(personalized medical education)이라는 용어도 사용되기 시작했다[25]. 이 용어는 유전체 연구가 활발하던 시점에 개인맞춤형 의학을 적용하기 위해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의과대학생과 레지던트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벤치에서 이루어지는 과학과 임상실습의 균형을 맞추어 연구, 임상실습, 교육을 통합하는 교육과정을 설계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개인맞춤형 의학교육과 비슷한 용어로 “개별화된 의학교육(individualized medical education)”이 있다. 이 용어는 1973년에 미국의과대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edical Colleges)의 학회협의회(Council of Academic Societies)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 행사에서 발표를 맡은 웰링턴(John S. Wellington)은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배경이 서로 다른 만큼 왜 배경이 다른 학생들을 선발해야 하는지, 또 그렇게 배경이 다른 학생들을 선발했다면 획일적인 교육이 아니라 각 배경에 맞는 의학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의학교육에 들어가는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배경이 서로 비슷한 학생을 선발해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여 개인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26]. 그 이후로 개별화된 의학교육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상황에 있는 의과대학생을 위한 교육을 가리키는 뜻으로 이용되고 있다[27]. 이러한 흐름은 플렉스너 보고서 100주년을 기념하여 발행된 “Educating physicians”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이 보고서는 의학교육의 정의와 목표, 표준화와 개별화의 조화를 추구하는 교육, 레지던트 교육의 개별화, 개별화된 교육의 평가 등 여러 항목에서 개별화된 의학교육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였다[3]. 이는 플렉스너 보고서가 이후 의학교육의 발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쳐 온 것처럼, 성과 기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습자 개인의 특성과 역량에 맞는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의학교육의 개인화(personalizing medical education)라는 용어는 1999년에 처음 사용되었으나 저자가 용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28]. 2018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새로운 의과대학을 설립하면서 의학교육의 개인화를 도입했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되었고[29], 이듬 해에 e-portfolio를 도입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 용어를 사용하는 내용이 학술대회 초록으로 발표되었다[30].
이상의 세 가지 용어에서 “의학(medical)”이 생략된 용어는 교육학 등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의학이 포함되었을 때의 용어를 현재 교육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적용하여 비교한 것은 Table 1에 제시했다.
Personalized medical education, individualized medical education, and personalizing medical education
헤이스(Richard Hays)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새로운 의과대학에 의학교육의 개인화를 도입하여 개인맞춤형 의학교육을 하겠다고 기술했다[27]. Table 1과 그의 논문에서 볼 수 있듯이 의학교육의 개인화는 동사형으로 개인맞춤형 의학교육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의학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개인맞춤형 의학교육을 하기 위해서 이를 준비하는 과정, 즉 의학교육과정을 개인화 할 수 있는 의학교육의 개인화가 준비되어야 한다.
의학교육을 개인화해야 하는 이유
제23회 TMEC에서 스리타라(Piyamitr Sritara)는 향후 10년간 의학교육에서 이용될 수 있는 기술과 교육방법으로 환자 시뮬레이션 교육을 위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AI를 이용한 플랫폼, 협력학습과 비의료분야를 통합하는 다학제간 교육, 환자가 직접 참여하는 교육, 평생학습 플랫폼, 멘토링 프로그램, 글로벌 관점에서의 건강 교육, 원격의료 교육 등을 소개했다[1]. 그의 주장은 그간의 의학교육의 발전과 지향점을 잘 요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을 수용하여 이에 맞는 교육을 하려면 대부분이 개인맞춤형 의학교육에 적합한 내용이고, 이를 위해 의학교육을 개인화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의학교육에서는 의학교육을 개인화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의학교육을 개인화하는 것은 의학을 공부하는 개인의 배경을 고려하여 그들의 역량을 잘 키울 수 있도록 해 준다. 예를 들어 개인의 선호와 가치,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와 진로에 대한 관심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선택적 또는 개인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2) 오늘날 의학교육이 성과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지고 있고, 의사가 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은 모든 학생들이 다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그 핵심 역량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노력은 개인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의과대학생들에게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 동시에 공부하도록 하는 것보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숙달하기 위해 개인맞춤형 의학교육 과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성과바탕교육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처럼 의학교육을 개인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별로 학습성과를 정확하고 긴밀하게 평가해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고, 이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학생별 디지털 성과포트폴리오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3) 현대에 지식이 증가하는 속도는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해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따라서 기초지식을 갖춘 후 지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기주도학습에 의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성찰적인 학습과 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에 숙달하는 과정은 의학교육을 개인화하여 학생 각자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의학교육의 개인화에는 학생들이 소속된 의과대학의 경계를 넘어서는 학습이라는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MOOC, Coursera, Thinkific, Khan Academy 등과 같은 학교를 넘어서는 대규모의 디지털 교육플랫폼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더해서 AMBOSS, Lecturio, Osmosis와 같이 의학교육에 특화된 교육 플랫폼도 존재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학습 플랫폼을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자신에게 편리한 시간과 공간에서 학습할 수 있으므로, 이들 학습 플랫폼은 개인맞춤형으로 이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개인화된 교육과정에 숙달된 학생들이 이용하는 데 더 유리할 것이다.
나가는 말
의학교육은 역사적으로 꾸준히 변화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오늘날 의료계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종합해 보면, 의학교육을 개인화하는 것은 현대의 의학교육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의학교육을 개인화하여 개인맞춤형 의학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면 의과대학생들은 자신의 다양한 배경이나 인생 목표를 충분히 고려한 의학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러한 다양성은 차별이나 격차의 원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보다 포용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이렇게 교육받은 학생들은 자기가 속한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지닌 의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의학교육을 개인화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즉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의과대학에서 의학교육과정을 개편하여 운영하기 위한 교수진들의 협조와 교수개발프로그램 운영, 시설과 설비 투자, 교육프로그램 개발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교육 이외의 일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교수진들이 어떻게 개인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한 의학교육 개인화를 위해 시간을 쪼개고, 교육자의 사명감으로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달라진 세상에서 어쩌면 교육자들의 사명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의학교육의 개인화를 위해서 사회와 교육기관이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예병일은 의학교육논단의 편집위원이지만 이 연구의 심사위원 선정, 평가, 결정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 외에는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Authors’ contribution
예병일: 전반적인 논문 작성 활동 수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