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7(2); 2025 > Article
한국 의과대학 6년 통합 과정: 변화를 위한 여정의 시작
한국 의과대학 교육체계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관행을 깨고 전환의 시작점에 섰다. 2024년 2월 20일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1950년대 중반 이후 법령에 명문화되어 유지되어 온 ‘2년 의예과와 4년 의학과’로 나뉘었던 학제 운영 규제가 삭제되었다. 이는 각 대학이 학칙으로 학제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했음을 의미하며, 의예과 없는 6년 통합과정을 포함하여 미래 의료환경에 필요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모델을 유연하게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법령 개정 이전에도 여러 사립대학 의과대학에서는 의예과 과정을 의과대학에서 운영하며 예과와 본과의 경계가 이미 흐려진 상황을 감안할 때, 이는 시대의 요구에 대한 자연스러운 변화로 볼 수 있다.
의과대학들이 기존 학제를 6년 통합 체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몇 가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의예과와 의학과의 교육과정 단절로 인한 연계성 부족과 학생들의 정체성 혼란이다. 의예과로 입학한 학생들이 의예과 2년 동안 의학과 단절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정체성의 혼란과 소속감의 부재를 경험했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었다. 또한 4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방대한 의학 지식을 소화해야 하는 과도한 학업 부담과 의학적 맥락에서 벗어난 교양 위주의 의예과 교육으로 인한 인문·사회 교육의 한계도 지적되어 왔다. 무엇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학제가 명문화되어 각 대학의 교육과정 자율성이 제한되고, 전 세계적으로 예과를 법적으로 구분하는 형태가 드물다는 점도 변화의 필요성을 가중시켰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교육과정의 유기적인 연계성 강화, 학생들의 정체성 조기 확립, 임상 실습 강화, 그리고 대학의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를 통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6년 통합 학제 전환의 핵심 목표로 볼 수 있다.
본 의학교육논단은 이러한 변화의 시점에서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고자 특집 원고를 기획하였다. 논의의 출발은 Lee [1]의 “100년만의 변혁: 한국 의과대학 학제 개편 여정과 교육적 의의”이다. 저자는 2018년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통해 단절된 교육체제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의학교육의 여러 단체와 교육부의 협력을 이끌어 학제 자율화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글은 이러한 제도 변화의 여정을 되돌아보고, 나아가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혁신적인 전환을 위한 후속조치의 문제를 심도깊게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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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년제 교육과정 시작을 위한 논의와 통찰

후속조치에 대한 고민들은 해외 사례 분석과 성찰,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통합 6년제 도전과 과제, 학생 중심 통합 6년제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전략으로 구분되어 각 전문가가 내용과 쟁점을 논의하도록 구성하였다. Roh [2]는 해외 의과대학의 학습성과, 교육과정 편성, 임상실습 운영과 지역 단위 의료시스템과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우리나라 통합 6년제 설계와 운영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는 학제 변경을 넘어선 역사적인 맥락에서 교육의 질적 향상 방안을 모색한다. Kim [3]의 “통합 6년제 의학교육에서 의료인문학의 역할과 방향”은 의과대학에서 의료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됨에도 불구하고, 개념적 정의에 대한 합의된 틀이 부재한 상황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 맥락에 맞는 의료인문학 교육이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하였다. 이는 통합 6년제에서 인문학 교육이 의학의 기초 및 임상 교육과 어떻게 연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지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질적인 개별 전략과 운영은 Lee 등[4]의 “학습자 중심 의과대학 통합 6년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방안”에서 보다 자세히 논의하고 있다. 2023년도 의과대학 통합 6년제를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 연구개발을 주도했던 Lee 등[4]은 통합 6년제가 학생 중심 프로그램으로 설계·운영되기 위한 전략으로 개별화 교육, 진로 코칭, 학년 교류, 브릿지 타임 등 혁신적인 교육방법들을 국내외 여러 대학의 사례 분석을 통해 제시하여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학생 중심 접근은 변화하는 교육 패러다임 속에서 미래 의료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2. 6년 통합체제 설계 운영 사례 연구

이번 특집 원고는 전문가들의 이론적 논의에 더하여, 실제 6년제 교육을 준비하거나 운영한 여러 대학의 사례를 통해 경험을 통한 성찰도 함께 제시하고자 하였다. 자연주의 교육과정 모형에 근거하여 의과대학의 통합 6년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을지대학의 6년제 기본의학교육 설계 경험[5], 가톨릭대학교의 미래의학교육 태스크 포스 운영경험[6], 학생 중심 통합 6년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의정사태로 미처 운영하지 못한 건국대학교의 사례[7] 등은 학제 개편과정에서의 학습자와 교수자, 학교와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역동적 구조와 구성원 역할과 준비사항에 대한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본 특집 원고는 오래전 시작된 여정의 출발점부터 시작을 준비하는 전문가적 통찰, 그리고 여정을 먼저 시작한 대학들의 사례에 이르기까지, 의과대학 6년 통합과정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다각적인 관점과 심도 있는 논의를 담고자 했다. 제시된 제언과 통찰이 미래 의학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프로그램 체제의 자율성 확보가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을 향상하여 역량 있는 의료인 양성의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6년제 교육과정 체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그 성과를 하나의 기획 특집으로 본 학술지에 다시 구성하여 선보일 수 있기를 편집위원으로서 소망한다.

Conflict of interest

김영전은 의학교육논단의 편집위원이지만 이 연구의 심사위원 선정, 평가, 결정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 외에는 이 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관이나 이해당사자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포함한 일체의 지원을 받은 바 없으며, 연구윤리와 관련된 제반 이해상충이 없음을 선언한다.

Authors’ contribution

김영전: 전반적인 논문 작성 활동 수행

References

1. Lee YM. Breaking a 100-year tradition: the historic reform of Korea’s medical education system and its educational implications. Korean Med Educ Rev. 2025;27(2):100-2. https://doi.org/10.17496/kmer.2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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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oh HR. Current basic medical education from a comparative perspective: curricula of the united kingdom, the united states, and korea. Korean Med Educ Rev. 2025;27(2):103-18. https://doi.org/10.17496/kmer.2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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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im SK. The role and direction of medical humanities in integrated 6-year medical education. Korean Med Educ Rev. 2025;27(2):119-31. https://doi.org/10.17496/kmer.2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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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ee SH, Ahn J, Lee MJ, Ha CW. Designing a learner-centered integrated 6-year medical curriculum: focusing on pillars, bridge time, and career paths. Korean Med Educ Rev. 2025;27(2):132-43. https://doi.org/10.17496/kmer.2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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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Park HJ, Yoo SM. Redesigning the integrated 6-year medical curriculum at eulji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based on walker’s naturalistic model. Korean Med Educ Rev. 2025;27(2):144-53. https://doi.org/10.17496/kmer.2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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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Yoo DM, Kang WS. A practical approach: reform of the 6-year medical curriculum at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Korean Med Educ Rev. 2025;27(2):162-8. https://doi.org/10.17496/kmer.2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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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Kim K. Development and early implementation of a student-centered integrated 6-year medical curriculum: challenges and lessons learned. Korean Med Educ Rev. 2025;27(2):154-61. https://doi.org/10.17496/kmer.2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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