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27(1); 2025 > Article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kmer-25-001i1.jpg
[교육자료: 도서]
저서: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 공부
저자: 루시 폴록 지음 / 소슬기 옮김
출판사: ㈜윌북
출판연도: 2022년
쪽수: 426쪽
‘의학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주제를 다룰 27권 1호의 북리뷰로 케임브리지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약 30년간 노인의학 전문의로 일한 루시 폴록이 쓴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 공부”가 생각났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 책의 부제는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이다. 난 왜 디지털이라는 단어에 이 책을 소개하고 싶었을까?
­
“우리는 치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는 치매를 부끄러워한다. 따라서 정보를 공유하고, 배우고, 오명과 싸우고, 수치심을 물리쳐야 한다. 우리는 치매를 무서워한다. 따라서 잘 훈련받은 전문가한테 조언과 도움을 구하고, 조급하게 굴지 않고, 고통을 덜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야 한다. 치매는 우리에게 죄책감이 들게 한다. 따라서 서로 안아주면서 혼자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치매는 사랑을 빼앗아가려고 한다. 그러니 사랑하는 능력이 다한 듯한 사람에게 다시 사랑을 쏟아부어 주어야 한다.”
­
치매에 대해 위와 같이 쓴 문장 속, 부끄러움, 무서움, 죄책감, 그리고 사랑을 디지털이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때문에 이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저자는 “누군가 이 책이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서 나이를 먹는 일에 관한 내용이자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에 관한 내용이라고 대답하면 그때마다 그 사람이 미소를 짓는다는 점이다. 늘 미소를 짓는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까다로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법을 알아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어떤 형태로 변할지 조사하고, 긴 삶을 이용해서 기회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감 있고 굳건하게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미래로 걸어 나갈 길을 힘을 합쳐 닦을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이 책이 그런 상황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 저자는 의사들이 ‘고령화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보다 ‘고령에도 더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일들에 관해 이야기’하길 바란다.
­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 말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이 될수록 의료와 관련되는 무엇인가를 결정하기 어렵다. 영국은 결정 지원을 위한 사회적 대응과 원칙들을 강조하며 의사결정 지원형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 의사결정능력법(The Mental Capacity Act, 2005)을 제정했다. 다섯 가지 원칙 중 ‘제3원칙: 본인의 의사결정 존중의 원칙;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게 보이는 의사결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본인에게 의사결정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감동적이었다. 성과 중심의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의학교육으로 이러한 가치를 교육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저자는 의사에게 다음을 강조한다.
­
“우리는 진단만을 위한 진단을 하려는 의사로서의 본능과 우리가 제안하는 검사나 치료가 환자한테 혜택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과학으로서 의료가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라면, 예술로서 의료는 ‘언제 안 할지를 아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은 고칠 필요가 없다.”
­
“의사는 환자의 주변 환경에 관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환자의 소망, 선호, 감정, 신념, 가치에 관한 의견도 알아봐야 한다. 또 의사는 이런 의견을 제공하는 사람이 보기에 어떤 선택이 환자한테 전반적으로 이익을 제공하는지도 파악해야 하지만, 그 사람한테 결정을 요구한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의사는 의견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
­
내가 대학원생이었던 옛날(?)에는 외국 저널의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에 자료를 요청하고 1–2주를 기다리며 보냈었는데, 지금은 몇 분 만에 자료를 찾고 인공지능 도움을 받아 간략히 요약하는 시대이다. 빨라지고 편해지는 디지털시대에 의학교육에서 놓치지 말았으면 좋은 것은 나이 들고 흐르는 세월만큼 켜켜이 쌓이는 관계와 소중한 추억 그리고 감정이었으면 한다. 그래서 환자와 보호자가 가진 걱정과 감내할 수 있는 걱정의 정도를 잘 읽어낼 수 있는 의료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TOOLS
METRICS Graph View
  • 0 Crossref
  •  0 Scopus
  • 127 View
  • 5 Download
ORCID iDs

Jaeku Kang
https://orcid.org/0000-0002-8660-7940

Related articles


Editorial Office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50-1 Yonsei-ro, Seodaemun-gu, Seoul 03722, Korea
Tel: +82-2-2228-2514   Fax: +82-2-364-5450   E-mail: office@kmer.or.kr                

Copyright © 2025 by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Developed in M2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