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저자: 황인환
출판사: 웨일북스
출판연도: 2021년
쪽수: 264쪽
심리와 정신의학의 다양한 학습자료를 보면 사람의 마음과 관계, 태도를 설명하는 여러 표현들이 있다. 자존감, 애착, 자기애, 분노 등의 대부분의 내용은 스스로 경험했거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해 본 것들로 대중들에게 충분히 익숙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의료나 교육의 현장에서 이러한 마음과 변화를 생리와 병리적인 원리나 기제만으로 설명하자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복잡하고 모호한 마음을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이 다 담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 책은 심리학의 주요 주제인 방어기제, 불안, 외로움, 애착, 페르소나, 우울, 분노, 피해의식 등 19가지의 내용을 3부로 나누어 시와 함께 설명한다. 각 주제마다 소개된 시는 윤동주, 기형도 등 국내·외 문학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대표적인 시인의 작품들로, 심리적 주제와 관련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잘 드러내어 독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인 저자는 시와 심리학이 모두 인간의 마음을 다룬다는 공통점에 주목하며, 모호함과 의문을 견디고 오랫동안 마음과 시를 바라보는 자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마음의 고통을 겪는 독자들에게 이론적으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정서적으로는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은 교수학습의 용도로 저술된 것은 아니지만, 각 주제를 설명하는 정신건강학의 이론과 문학적 깊이가 담긴 시들은 의료와 교육의 현장에서 교육의 자료로 활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선 해결하기 어려운 마음의 문제를 겪는 학습자에게 이 책은 그들이 겪는 혼란과 불편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마음의 문제는 때로는 과학적인 설명과 설득보다는 내담자의 마음과 접촉 가능한 시와, 시를 읽듯이 시간을 들여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비 의료인들에게는 심리, 정신건강학적 주제에 대한 보조 학습자료로 활용될 수 있겠다. 학습자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 중심의 교과서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사람의 마음’을 이 책을 통해 실제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가 안 되는 어떤 마음을 짧은 시어 속에서 생생히 느껴지는 경험이 가능하다. 의료인문학의 범주에서 본다면, 여기서 제시한 문학적으로 우수한 시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교수학습의 자료로 의미가 있다.